





"저 년부터 죽여야 겠어."
개봉 전부터 흡사 인디아나존스같은 포스터와 딱 그 포스터와 어울릴 만한 제목으로
별다른 흥미를 끌지 못했던 영화는(포스터를 가까이보고 나서 한국 영환 줄 알았다는...)
예상 외로 설날 특수 코미디영화 그 이상으로 내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세계에서 일본을 가장 우습게 아는 나라가 한국이란 우스개 소리가 반쯤은
틀린말이 아닌 것처럼 세기에 걸쳐 우리는 일본에 대한 무의식적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고,
이에 우리는 거의 반자동적으로 반응한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를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일본애들은 거의 모른다는게 더 두 주먹 불끈쥐게 만드는데, 작년 여름 한일전이 열리던 날
일본에 있었던 나는 한일전에 시큰둥한 일본애들을 보곤 왠지 모를 허탈감이 들었다.
(그리고 같이 봤던 중국애들은 일본을 응원했다.....-_-...)
각설하고 영화가 단순한 코미디영화라 마냥 웃고 즐길 수 만은 없었던 건 영화 속에서
악랄하고 잡아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이 일본인이 아니라 이등, 삼등가문 출신으로
'조센징'이라는 부정적 표현이 더 어울리는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적절한 비유는 아니겠지만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시누이가 더 밉다'고 권력의 그늘에 빌붙어 살아가기 위해
민족의 정체성마저 내버리는 그들이 한편으론 이해가 가지만 그건 나중 나중 일이고,
우선 그들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이유는 극 중 박용우처럼 금 10괴짝을
나라에 헌납하고 훈장하나 받은 독립군, 그 독립군의 후손들과 달리 친일파 후손들은
그때 벌어들인 돈으로 지금도 떵떵거리며 살고 있고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토지들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 때 이뤄진 친일파 재산 환수법 재정이
반가웠던건 비단 나뿐만이 아닐터. 쓰다보니 친일파에 대해 너무 반감정이 일지만
이건 가지지 못한 자가 가진 자에 대한 반감정이라고 보다.. 뭐랄까..?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픈게 아니라 사촌이 내 땅을 빼앗아서 가슴이 아픈 거...뭐 그런 느낌...?
그리고 이제 나중 나중에야 한편으론 그들이 이해가 가는 점을 말하자면
독립군이지만 생계는 유지하기 위해(?) 나라의 문화재를 팔아먹고 다니는 박용우나
나라, 민족이 밥먹여 주냐며 절도를 일삼던 이보영이나 친일파나 따지고 보면
자기 안위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보통의 인간이라는 점인데
'그 어떤 것도, 나 자신보다 우선 일 수 없다'라는 광고 카피도 있듯이 부정적 어감인
이기적이다라는 표현은 사실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인 것이다.
여튼 영화는 때론 유치한 코믹장면도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성동일, 조희봉이라는
두 배우의 맛깔스런 연기로 유쾌하게 다가오듯이 주조연의 여러 캐릭터들이 골고루
영화를 이끌어나가고 다이아몬드의 진품여부에 대해 약간 거슬리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뭐.....설날에 인기 좀 끌었단게 헛말은 아닐듯 하다.
+
그나저나 아직도 행방이 묘연한 석굴암 본존불 이마에 있던 보석은 도대체
어떤놈이 가져간겨....일본이 가졌갔다고 하는데 확실한 증거는 없고
프랑스에서 가졌갔다는 소리도 있고....
그리고 유리벽이 쳐진 결정적 이유가 일본인이 정밀측량을 위해 다 들쑤셔나서
물이새고 뭐 이슬이 맺히고 뭐 그래서 그런거라며....-_-
이러니 뭐 발끈 안할래야 안할 수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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