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관객에겐 우리 영화가 불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멜로도 아니고
코미디도 아니고, 우리 영화를 보고 극장에서 웃거나 그럴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대신에 가장 진실된 이야기다. 진실이기에 더 불편하겠지만."
이북 출신 조감독의 말처럼 이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불편했다. 적어도 나에겐.
여러 가수들이 참여한 한국판 위아더월드 분위기의 'Cry with us',
'전국민 눈물의 10만 시사회'의 일환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무비콘서트,
그리고 차인표가 직접 촬영하고 기록한 공식 홈페이지의 포토다이어리,
그리고 스타들을 앞세운 홍보영상 등, 개봉 전 별 기대 안했던 영화가
급 호감으로 돌아섰지만 상영관을 나오면서 그 호감은 불편함으로 돌아섰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다는 커다란 문구가 말해주듯 영화는 인간극장 분위기의
북한 현실에 대한 다큐멘터리성을 지울 수 없고, 그 위에 부자이야기라는 영화적 요소를
가미했는데 문제는 북한 또는 탈북자의 현실을 중점으로 다룬건지, 부자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룬건지 선듯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둘의 배분이 엇비슷하게 흘러가면서
이도저도 아닌 그저 중간은 하는 그런 영화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차인표의 포토다이어리에서 보여지는 차인표라는 배우가 영화를 준비하고
촬영하면서 고민하고 생각하고 느꼈던 점들이(차인표란 배우가 연기 잘하는 배우라기보단
우선 연예계 모범가장이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만큼, 내게 그의 이미지는 그렇게 각인되어
있어서인지도 모르지만) 차인표의 연기 자질이었든, 감독의 연출 부족이었든 간에
막상 영화에서는 그 느낌들을 반도 못보여줬다는게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그리고 솔직히 영화로만 봤을 때는 그저그랬던 이 영화가 불편했던 이유는
구성적 부족함으로 영화를 외면하기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한국에만 있는
이 소재가 가지는 진실이 눈에 밟혔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 진실에서 파생되어지는 슬픔이 영화를 완전히 덮어버렸다면
영화는 내게 꽤 괜찮은 영화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던건 아마도
분단의 아픔을 절실히 느낄 세대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내 나이와
탈북자 혹은 북한 주민들의 현실에 마냥 눈물짓기엔 민영화 문제 등등
어수선한 한국 사회 분위기를 바탕으로 한, 앞으로 뭘 해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나라는
걱정이 더 우선인 개인적 상황도 한 몫 했으리라 생각한다.
+
공식적인 영화에 대한 기사들은 앞서 말했지만 이 영화가 가지는 최대의 무기,
소재 자체의 인도주의적 의미 때문인지 음... 다들 그렇더라고.
여튼 아쉬웠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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