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Diary.

기다리다 미쳐 (2008)

leesanghoon 2008. 2. 3. 01:26

  

기다리다 미쳐 (2008) 
"똥국 똥국 맨~날 똥국"
 
안가본 사람은 모른다. 그저 이웃나라 이야기 같을 수 있지만
영화에서 훈련소 장면이 나옴과 동시에 유경험자는 이상한 감정을
느끼는데, 훈련소 그 자체는 보편적인 경험이지만 그게 워낙
강렬하다보니 자동적으로 그 때의 추억들이 연상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고 자빠졌던 그때의 연병장을.
 
불행인지 다행인지 애인을 남겨두고 입대한 경험은 없지만
친구가 애인을 군대에 보냈던 적이 한번도 없다며 자기도 한번
그러고 싶다는 말에 뭐 이런게 다 있나 싶다가도 애인을 남겨두고
입대하는 장면도 왠지모를 분위기 있겠다라는 별 쓸데없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그 장면을 연출하고자 군대를 한번 더 갈수도
없는 노릇이고 물론 그러기도 싫고 여튼, 한 남자의 신분이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바뀜과 동시에 애인의 존재는 가히
절대반지급으로 상승하는데 다 필요없고 전화라는 통신수단
하나만으로 한 남자를 골룸마냥 웃고 울게 만드는 그들의 관계를
경험 해보지 못한 사실이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아쉽기도 하다.
 
'군대에서의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제 스트레스는
오직 여자친구때문에 받는 스트레스 뿐입니다'라고 말하는 후임과
근무때문에 스트레스 받던 내가 그닥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던
것처럼 군시절 애인이란 존재의 부재로 인해 영화 속 네개의
이야기가 가슴깊이 와닿진 않았지만 그 각각의 결말이
러브액츄얼리에서의 다발성 해피엔딩이 아니라 좋았고
'내사랑'처럼 네개의 이야기가 전부 죽도밥도 안된게아니라
 
나머지 세개의 스토리가 약간 미흡할지라도 마음에 드는게
하나 있어 다행이고 그 나머지 셋이 그 하나를 전혀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흐른다는 점이 괜찮았다. 그 중, 스토리에서
군대라는 요소를 빼더라도 별 문제 안되는 보람, 민철의 이야기가
(장희진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편애를 제외하더라도) 좋았던건
그들의 시작이 나머지 셋과 달리 커플이 아니었지만 그 끝이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의 이야기가 대리만족 차원에서
개인적인 공감을 형성해서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