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Diary.

가면 (2008)

leesanghoon 2008. 2. 3. 01:27

  

가면 (2008)

"넌 사랑할 때 그런게 보이니?"

 

사랑이 현실을 가리거나 현실이 사랑을 가리는 영화들,

다시 말해 사랑이 현실을 못 본 체하거나 현실이 사랑을 냉소하는

영화들에 우리는 익숙해져 있다. 현실이 부각되면 사랑이 밀려나고

사랑이 넘치면 현실은 꼬리를 감추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상황이 이성이 아니라 동성이라면 사랑이 넘치면

넘칠수록 현실은 꼬리를 감추긴커녕 머리를 드리밀고 덤벼든다.

홍석천의 커밍아웃과 더불어 한때 붐을 일으켰던 퀴어영화

'후회하지 않아'의 흥행으로 우리는 동성애에 대한 시선이 겉으론

그래 그럴수도 있지하면서도 내 측근은 용납할 수 없는,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2009 로스트메모리'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첨단화된 경찰서였지만

취조실에서 박원상이 동성애자에게 내뱉던 욕설과 발길질은

'살인의 추억' 지하 보일러실과 별반 다를것 없었던 것처럼.

 

 

스릴러라는 장르는 관객들로 하여금 스릴러기에 가질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하는데 이야기 속에서 사건을 해결해 가보기도 하고

혹은 범인이 되어 나름의 해결과정을 상상해 보기도 하는데 그것이

스릴러 장르의 영화들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이고, CSI나

프리즌프레이크를 밤새서 다 볼 지경으로,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찾듯이 한국관객들은 미국드라마등으로 그 목마름을 채워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재밌게봤고 또 이 영화가 반가웠던건,

물론 최근 한국형 스릴러들이 대거 개봉되고 있지만

기존 멜로드라마류, 조폭코메디류, 명절특집가족영화로 크게

나눌 수 있었던 한국영화들 속에서 소재도 소재거니와 기존영화들과는

다르다는 신선함이 제일 큰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M'의 스타일리쉬함에 완전 뻑이 갔었던 개인적인 취향으로

혹자는 눈이 아프다는 영화 내내 진동하고 점멸하는 영상은 당연히

내 스타일이었고 손가락 두개가 잘려날라가는 씬에서는 문득

씬시티가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마지막

진범의 등장인데 반전이라기보다 약간 벙찌는 쇼에 가까웠고

그래서 아무죄 없이 죽은 수진이 더 안타까웠는지도 모른다.

 

 

이쁜여자가 죽은게 마냥 안타까웠을 수도 있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