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터를 처음 봤을 땐 전쟁영환가 했고, 예고편을 봤을 땐 안톤 쉬거역의 하비에르 바르뎀이
이원종을 너무 닮아(나만 그런겨-_-a) 웃음부터 났던 이 영화가 글쎄...
2007 TIME지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 1위', 2007 미국 평론가 협회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 1위'
전세계가 찬미하는 코엔형제의 수작이라며 국내외 언론이 떠들썩하다.
시각효과를 배로 튀긴다는 청각의 그 어떤 효과음이나 음악없이 영화는
전혀 어색함없는 극한의 분위기를 안겨주는데, '추격자'에서 사용된 정과 망치처럼
전혀 흉기로 예상치 못했던 것이 흉기가 될 때 배가 되는 공포를 알고 있는 듯
일관된 행동, 표정과 함께 산소통을 이용한 무기(?)로 머리통을 날려버리는
안톤 쉬거는 관객으로 하여금 공포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이런 안톤 쉬거와 모스와의 돈가방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스릴러는 단지 영화가 전달하고자하는 메세지를 위한 하나의 이야기일 뿐이었고
(이런 돈가방의 행방을 쫓고 쫓는 스릴러가 다인 듯 보여주는 예고편이 전혀 밉지 않은건
예고편을 편집한 디렉터가 영화를 이해했건 못했건, 2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를 그 짧은
시간에 담느냐와 관객을 낚아야(?)한다는 주된 목적 사이에서 많은 고민 끝에
결국 후자를 택했지 않았나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감에서 오는 동정심이랄까.
예고편의 짧은 시간안에 영화의 철학적 메세지를 담는게 더 신기할 듯.)
영화를 보고난 후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떠올랐던건 평이 극과극을 달리겠구나라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예상은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흑백으로 나뉘어져있었다.
여튼 영화가 중반을 달리면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이 제목이 영화와 도대체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불쑥 들어 적잖이 흥미로웠던 영화가
Yes냐 No냐 둘 중 하나만 택하라면 나는 글쎄....뭐...아무래도 No.
영화가 '뭐 이딴영화가 다 있어'라며 불평 할 영화가 아님에는 틀림없겠지만
그냥 왠지 언론에 대한 반감이랄까... 그냥 그럭저럭 봤던 영화가 언론에선
너무 최고최고라고 떠들어대고있고 난 전혀 그 최고최고에 100%공감할 수 없을 뿐더러
여기 저기 볼 수 있는 리뷰들은 또 마치 영화를 좋게 보지 않으면 '넌 영화를 몰라'라고
말하듯 비아냥거리고 있는데 정작 리뷰 10개 중 절반이 넘는 글들이 타임지나 아카데미같은 권위에
묻어가고 있거나 '꿈보다 해몽', 또하나의 스토리를 창작한다는 확대해석의 글들이 대부분이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관객은 죽고 죽이느냐의 관계인 모스와 쉬거에 집중하지만
끝날 무렵 모스는 멕시코갱단에 싱겁게 죽어버리고 쉬거는 교통사고 후 어디론가 가버리고
정작 중요한 돈가방의 행방은 묘연해지고 불현듯 보안관 벨의 꿈이야기로 넘어가며
영화는 끝이 나는데 한참 집중해서 보던 것이 갑자기 사라지고 보안관 벨이 영화를
마무리 지어 버리니 대부분의 관객이 느끼는 황당함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쉬거와 모스의 관계에 너무 집중하다보니 이 영화의 제목은 잊은지 오래고
그 제목 속의 '노인'이 갈수록 어지러운 세상이 피로해져 퇴직을 결정한 벨을 뜻하는지,
(뭐 내 생각엔 그런거 같은데-_-;;; 아님말고...정작 그 노인인 벨은 쉬거와 모스로 인해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노인을 위한 관객은 없었던 것처럼.)
그 벨이 말하는 대사 속의 담겨진 메세지가 영화가 말하고자하는 뜻인지를
캐치해내서 뿌듯한 발걸음으로 상영관을 나오는 관객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그냥 단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수작이 될 수도 있고 졸작이 될 수도 있는 영화를
언론이 최고라고 치켜세우고 있으니 이에 우르르 따라가며 자신을 동일시 시키려는
인지적불협화이론의 몇몇 희생자들이 어디서 긁어온듯한 발언으로 영화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냉소와 비아냥은 6학년 형 믿고 거들먹거리는
저학년 초등학생으로 밖에 안보인다.
몇백년 전의 낙서와도 같았던 그림이 지금에와선 값어치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예술작품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예술엔 딱히 답이라고 정해놓은게 없지 않나 생각한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나지만 내눈엔 엔디 워홀의 팝아트가 마냥 포토샵으로 장난쳐서
그냥 이빨까놓은 것처럼 보일 때가 한두번이 아닌거처럼.
그나저나 포스터 메인카피 '모든 행운에는 피의 댓가가 뒤따른다!!'
이거 누가 쓴겨-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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