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Diary.

식코 : 밑바닥 인생을 대하는 정부의 자세.

leesanghoon 2008. 4. 7. 00:29
(2007/미국)
장르
다큐멘터리
나의 평가
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

미국과는 딴판인, 아니 다른 세상임에 틀림없는 마이클무어가 소개한

영국, 프랑스, 쿠바 등을 살펴보면서 그들의 의료정책 저 밑바닥엔 민주주의라는

큰 명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걸 우리는 느낄 수 있고, 동시에 미국이란 나라가

자동적으로 그 반대 개념인 공산주의국가로 비춰진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은 그 공산주의국가로까지 비춰지는 미국이란 나라의

가장 비효율적인 의료시스템을 선진문물인마냥 들여오려 한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국가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시민혁명이라는 근대화의

통과의례를 거치지 못하고 넘어오는 바람에 조선시대와 별반 다름없는

이른바 힘 있는 자들이 아직 충분히 휘두를 수 있는 권위주의적 사회이기도 하다.

 

프랑스나 영국 등 서양 국가들은 시민혁명을 일으켜 군주들을 단두대의 이슬로

처형시킴으로써 근대화의 안정적인 사회가 된 반면에 (우리나라는 구한말 많은

의병들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왕의 목을 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급하게

넘어오는 바람에 근대에 해결해야 했던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현대로 넘어오게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단 한 차례도 변경되지 않은

제1조 1항에 명시되어 있듯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런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말이 지금 이 시점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건 비단 나뿐만 아닐 꺼라 생각한다.

 

마이클 무어는 미국은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하고, 프랑스는 국가가 국민을

두려워 한다는 사실은 언급한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딱히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국민건강보험 민영화와 당연지정제 폐지가 자칫

대운하의 그늘에 가려져 은근슬쩍 실행될 뻔 했던걸 지금 언론에서 문제 삼아

이렇게 떠들어대고 있어도 꼼짝 않고 있는 정부를 보면 정부 역시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는 쉽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있는 사실 그대로를 카메라 하나 들고 찍은 다큐가 지구의 대재앙

블록버스터 SF영화로 보이는 건 영화 속 딴 나라 현실이 곧 대한민국이라는

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도 충분히 실현가능하고 더 놀라운 건,

 

“아니 병원을 돈 내고 다닌단 말이야???”라고 말하는 프랑스 사람들에겐

그 소릴 듣고 뻥쪄있는 미국인이나 한국인이 저 어디 달나라 세상 사람인 것처럼,

한쪽에선 너무 당연한 것이 다른 한쪽에선 꿈도 못 꿔볼 일처럼 보이는 게

현실이고, 대학등록금 천만 원 시대도 문제지만 당장 병원 한번 들락거려서

1년대학 등록금 날리는 건 그나마 적게 날렸다라고 한숨 쉴 세상을,

지금 현 정부가 이 나라를 그렇게 만들어가려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가 잘되는 나라는 그만큼 세금이 세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우리도

결코 적지 않은 돈을 세금으로 내다못해 제2의 세금, 국민연금까지 나라에 받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자국 국민의 세금으로 의료시설에 대학교육까지 공짜로 시키는걸 보면

도대체 내가 받친 세금으로 ‘나는 어떤 혜택을 받고 있나’라는 울분 섞인 의문점을

던져주는 이영화의 크레딧이 올라갈 때쯤엔 그저 담배에 손이 갈 뿐이고,

 

돈 없는 환자가 치료를 못 받는 상황 이전에 별 개떡 같은 구조 때문에 살 수 있음에도

아픈 몸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손 한번 못쓰고 한창 뛰어다닐 아이가 생을 마감하거나

택시에 태워 환자를 버려버리는 반인륜적 상황이 이 나라, 내주위에선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뿐이다.

 

영화 속, 밑바닥 인생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그 사회를 알 수 있다는

대사처럼 지금 대한민국 정부가 우리네 밑바닥 인생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때이다.

 

 

 

+

이문제의 심각성은 포탈에서 관련된 자료만 몇 번 봐도 충분히 아주

자세히 알 수 있고, 대학 등록금을 시작으로 발생한 20대의 여론이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궁금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면 나라가 막장으로 가는건 시간문제가 아닐까.

 

반대단체들이 청와대에 식코 무료관람권을 보냈다던데.. 꼭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