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우석, 장진 감독의 페르소나(개인적으론 콤비나 파트너란 단어를 더 좋아하지만)인
설경구, 정재영의 만남이라 영화 개봉일을 그토록 손꼽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공공의 적 1,2편에서의 공공의 적이었던 이성재와 정준호가 막가파 강철중을
보좌했던 캐릭터였다면 이번 악역의 정재영은 오히려 강철중보다 더 애착(?)이
가는 캐릭터였는데 그의 어눌한 충청도 말투에 착착 휘감겨도는 육두문자는
언제 들어도 정감있게만 느껴졌고, 장진 감독 특유의 유머가 정재영이라는
배우를 만나 물만난 듯 넘실댈 뿐 아니라 연수생들 앞에서 '우리는 깡패다'라고
카리스마 있게 연설하던 겉모습의 이면엔 다정한 아버지이자 남편의 모습,
강한 상대 앞에선 오줌을 찔끔거리는 강한지만 약한 보스를 보여주면서
악역이지만 한없이 귀엽게(?)만 느껴지는 공공의 적이었다.
그리고 아빠보다 어른스러운 딸(영화 초반에 딸이 나오길래 혹시나 강철중에게
협박을 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문득 들었던),
올드미스다이어리에서 그대로 옮겨온 듯한 어머니역의 김영옥,
등장부터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산수'와 '용만'의 이문식과 유해진 등
단역이지만 없었으면 섭섭할뻔한 영화 속 감초들을 보는 재미또한 쏠솔하며
강철중과 사회의 부조리 혹은 악과의 한판대결을 다뤘던 전편들과 달리
(물론 기업형 조직폭력배를 다루긴 하지만) 강철중과 이원술을 중심으로
그 두 배우가 엮어내는 엉뚱함 속의 유머를 통해 감독의 의도대로 어수선하고
침울하다면 침울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스트레스를 날리기엔 충분히
재밌었던 영화이지 않을까.
+
'경찰'이라 하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고마운 분들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더욱이 지금의 사회 분위기로 볼 때 그렇게 달갑지만은 않은 존재이기도 하다.
허나 우리가 영화 속 강철중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이유는 사회의 부조리에
문서절차 필요없이 주먹부터 나가고 보는 그의 막나가는 행동에 대리만족을 느끼고
또 그러한 그의 행동이 어느정도의 공권력으로 커버된다는 사실에서
또 한번 희열을 느껴서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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